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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을 마신 브라우저


네이버에서 웨일whale이라는 웹브라우저를 출시했다. 일단 네이버, 하면 독보적인 국내 검색 포탈이며, 비록 국내에 한정되지만 양질의 웹생태계도 가지고 있다. 네이버블로그를 비롯한 각종 SNS, 네이버오피스, 번역툴인 파파고 등 웹도구만 하더라도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따라서 이런 네이버가 웹브라우저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는 것 자체가 흥미있다. 아직 윈도우 PC버전만 나온 네이버 웨일whale 브라우저의 다음 행보를 지켜보며, 일단 웨일의 첫인상을 기술해본다.   




네이버 웨일의 첫인상은 산뜻했다. 기반으로 만들었다는 구글 크롬에 네이버만의 비주얼을 더해, 보다 디자인 친화적이다. 네모난 브라우저 화면 틀 속에 둥근 아이콘을 배치해 부드러운 느낌이 들게 한다. 덕분에 화면도 넓어 보인다.


구글의 플랫폼들을 사용하면서 느낀 것은 구글의 제품이 뛰어나긴 하지만, 친절한 제품은 아니라는 것이었다. 풍부한 기능을 카테고리별로 잘 분류해놓았지만 일반적 사용자 입장에서는 딱딱한 설계도를 공부해나가는 느낌이 든다. 태생이 공학적인 구글의 한계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비주얼은 반갑다. 커다란 시계를 전면에 놓고, 내 지역의 날씨를 표기하는 안개 아이콘이 예쁘다. 아빠가 만들어 준 책상에 익숙해져 있다가, 책상 위에 누나가 놓고 간 간식 접시를 마주한 기분이랄까? 


뛰어난 멀티성

멀티 플랫폼 지원



설치화면부터 윈도우, 맥, 리눅스, 세개의 플랫폼과 32bit, 64bit선택지가 뜬다. 리눅스가 선택지에 있다는 것과 이미 많은 브라우저에서 포기한 32bit가 고스란히 실려 있는 것이 인상적이다. 이는 네이버 웹브라우저 웨일이 개방성을 지향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설치버튼 바로 위에 "설치가 안되시나요?"를 붙여놓는 자상함이 인상적이다. 역시 누나 컨셉.   


원터치로 여는 멀티 창


스페이스 열기라는 기능이 돋보인다. 펼쳐진 책처럼 생긴 아이콘 버튼을 누르면 창이 두 갈래가 된다. 기존 그냥 두개 있는 창과 다른 점은 왼쪽 창에서 띄워놓은 목록이 오른쪽 창에서 열리는 것이다. 유튜브나 구글드라이브에서 써 보았는데, 활용도가 꽤 괜찮다. 내가 작업할 카테고리와 카테고리의 내용을 함께 살필 수 있다는 점은, 모든 웹페이지를 탐색기 방식으로 작동시킬 수 있는 편리함을 가져다 준다.


스페이스 열기에는 창 분리 모드와, 창 연결 모드가 있어서, 앞서 설명한 탐색기식 화면이 바로 창 연결 모드고, 창 분리 모드는 두 개의 창을 그냥 따로 쓰는 개념이다. 그런데 이 창 분리, 연결이라는 개념을 바로바로 전환해서 움직이는 데 간간히 착오가 발생했다. 그래서 창 연결 쓰다가도 문득 분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잘못된 창을 띄우고 있었고, 반대로 연결이 필요한 상황에서 분리모드를 쓰다가 화면을 되돌려야 하는 낭패를 겪기도 했다. 편리한 기능임에 틀림없지만 사용자나 웹사이트 운영자의 적응이 필요할 것 같다.


아울러 화면을 나눠 쓰다가 새탭으로 추가할 수도 있다. 그리고 탭에 마우스를 가져다 대면 페이지의 썸네일이 보인다. apple을 검색한 창의 탭에 마우스를 가져다 대자 아이폰의 이미지가 노출이 된다.




손쉬운 멀티 검색


상단 검색창에 웨일브라우저를 치자 내가 설정해놓은 검색엔진에 일제히 웨일브라우저라고 적힌다. 이것은 이전에 파이어폭스 브라우저를 쓰며 내가 좋아했던 기능인데, 웨일에도 적용되었다. 


친절한 브라우저

사이드바에 꼭 필요한 도구 배치 


화면 상단 맨 오른쪽의 사이드바 아이콘, 혹 "Ctrl + ](닫는 대괄호)"를 누르면 사이드바가 나온다. 웹브라우징을 하면서 새 창을 열지 않아도 활용할 수 있는 화면을 세컨드로 만든 것인데, 이 사이드바에는 기본적으로 네이버뮤직과 번역기인 파파고, 네이버메모가 보인다. 달력이나 계산기, 주식정보가 딸린 시계 기능도 있다. 그리고 손쉽게 페이지를 북마크할 수 있는, 파이어폭스의 포켓pocket을 연상케하는 밸리라는 서비스도 있었다.


이밖에 유튜브나 페이스북같은 창도 추가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평소에는 들어가 있다가 나오게 하고 싶으면 나오게 할 수 있어 꽤 편리하다. 그러니까 유튜브의 화면을 작게 보거나, 아예 소리만 들으면서 웹브라우징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거 좋다. 사이드바는 오른쪽에서 나올 지 왼쪽에서 나올 지 설정해 줄 수 있다.


스마트 다운로드, 캡쳐 기능


네이버 웨일의 사용자 친화적인 기능들은 섬세한 디테일에서 느껴진다. 웹상에서 다운로드를 받을 때 파일의 특성별로 다른 폴더에 넣을 수 있도록 만든 스마트 다운로드 기능이 대표적이다. 이밖에 캡쳐장치도 부착되어 있는데 캡쳐부분을 직접 지정하는 방식부터 스크롤을 내린 부분까지 한꺼번에 캡쳐할 수 있는 기능까지 직관적이고 강력한 기능의 캡쳐를 할 수 있게 만든다. 저장할 때 캡쳐된 이미지가 바로 네이버클라우드로 갈 수 있게 만든 편의성은 다시금 네이버클라우드를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까지 한다.


이와 더불어 성능 설정에는 따로 하드웨어 가속과 절전기능까지 체크하고 해제할 수 있어, 나처럼 가벼운 브라우저를 원하는 사람한테는 좋은 옵션을 제공해주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네이버 웨일의 첫인상은 디자인 친화적이면서 멀티적인 작업을 지원하고, 사용자가 필요한 부분을 알아서 긁어주는 브라우저였다.  





웨일whale 웹브라우저 성공의 관건은? 


하룻동안 써 본 웨일은 편리하면서 강력했다. 여기에 네이버가 가진 생태계를 접목시켜 시너지를 내고 있는 브라우저였다. 그래서 웨일은 크롬, 파이어폭스와 함께 내 컴퓨터에 까는 세번째 웹브라우저가 되었다. 웨일브라우저가 성공할 수 있을까? 그것은 모바일 웨일브라우저가 잘 자리잡느냐에 달렸다고 본다. 윈도우10을 위해 태어난 엣지Edge가 윈도우10에서 크롬에 밀리고 있지 않은가? 네이버도 마찬가지다. 어느 한 플랫폼만 장악하고 있다는 것은 성공의 발판이자, 실패의 나락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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